도쿄대학합격자발표
합격자 발표일, 이미 다른 대학 두 군데의 합격자 발표를 1월에 지난 나는, 합격자 발표를 처음 맞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장 가고 싶은 대학이었기 때문이었는지,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
도쿄대학 발표는 오후1시라고 써져 있었다.
집에서 자전거로 20분 정도 걸려서 자전거로 가려고 생각했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1시까지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고민을 했던 나는 전 날 밤 늦게까지 이것 저것 하다가 늦잠을 자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누워도 잠이 잘 오지 않아서, 늦게 잠든 나는 다음 날 늦게까지 잠을 자고 일어나기를 바랐지만, 눈을 떴을 때 시간은 7시였다. 더 자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더 이상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다른 날엔 9시 10시까지 잘도 자더니!
그래서 결국 일어나서 샤워도 하고, 운동도 하고 ‘별의 별 짓’을 다 했지만 너무도 시간이 가지 않아서 결국 12시도 되기 전에 집을 나섰다. 천천히 자전거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결국은 20분만에 도쿄대에 도착, 마음을 졸이며 발표 게시판으로 갔다.
하지만 웬걸! 벌써 발표가 나 있는 것 아닌가.
도쿄대학 일반 후기전형(도쿄대학교를 비롯한 많은 일본 국립대학교는 정시입시가 전기와 후기로 나뉘어져 있다)과 같은 날 발표였기 때문에, 일본인 학생들이 이곳 저곳에서 행가레를 치고 있었다(일본은 요즘도 인터넷이 아닌 게시판에서 발표를 한다. 따라서 발표 때가 되면 일시적으로 게시판이 만들어 진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졸이며 게시판으로 다가갔다.
문과 1류… 문과 2류… 문과 3류… 그 곳에는 내 수험번호가 써져 있었다!
얼마나 기다렸던 순간인가! 꽤 긴 시간 동안 멍하니 수험번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 후에 얼굴에 웃음이 번졌고, 제일 먼저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엄마! 붙었어요!” “어머, 정말? 그래, 잘했어. 붙을 줄 알았어. 잘했어. 축하해.”
다른 학생들은 거의 다 12월에 입시가 끝나는 데에 비해서, 12월부터 입시가 시작된 나는, 입학전까지 쉴 틈이 없이 계속 달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도쿄대학에 진학하는 데에는, 합격자 발표가 나고 수업이 시작되기까지 약 10일간 밖에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숨 돌릴 틈도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결국 1년간의 유학생활을 통해서 나는 가장 원했던 학교에 진학했기 때문에 어려웠던 일도,
힘들었던 일도 ‘추억’이 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