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 실리다
일본에서 출판되고 있는 한국에 관련된 책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잡지중에, ‘한국어 저널’이라는 책이 있다.
이 출판사에 아는 분이 한 분 계신다.
한번은, 초대를 받아서 간 적이 있는데, 도쿄대대학원에 유학중인 부부도 초대를 받아 있어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서로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들어보니, 그 부부의 부인이 ‘한국어 저널’의 기사를 의뢰 받아서 실린 적이 있는 것 같았다.
그분은 한국에서 출판사에서 일하던 분이었다.
‘우와, 좋겠다. 잡지에 그것도 일본 잡지에 실리다니...부럽다.’ 잡지사에서는 매회 참가할 사람들에게 의뢰도 하고, 인터뷰도 하고, 기사도 받지만, 나는 흔하디 흔한 한국인 유학생 중의 한 명. 나에게까지 의뢰가 올 일은 없었던 것이다.
‘그래, 당연히. 경력이 다르고, 능력이 다르고.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되지. 지금부터 차근차근 노력해 보는 거야.’라고 스스로 위로했다.
한참 후에, 출판사의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내용은 뜻하지 않는 것이었다.
“우리 잡지에, 한국인이 대화하는 내용을 담는 코너가 있어. 이번 호에 윤쌤이가 참가해 주면 어떨까 싶어서 전화했는데. 괜찮을까?” 내 귀를 의심했다.
괜찮고 말고요! 기다리던 일인데요! “그럼요. 저야 감사히.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2008년 봄호, 그리고 여름호에 잇따라 내사진과 음성이 ‘한국어 저널’에 실리게 되었다.
출판물이란 이런 거구나.
사실 그많은 코너 중에 단 한 부분, 조금 실린 것인데도 스스로가 대단히 뿌듯하고 즐겁게 느껴졌다.
한편, 올해 3월까지는 나는 약 2년 간, 일본에 유학을 와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장 오래된 유학생 정보지의 한국어 교정을 보았다. 그리고 기사도 썼다.
이 역시 뜻하지 않은 과정에서 온 결과였는데, 처음으로 ‘편집후기’를 쓸 때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이외에도 나는 번역, 통역 등 다양한 일들을 하면서, 공부 이외에도 뜻깊은 유학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외국인도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캐리어를 쌓아 갈 수 있고, 노력하는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이 또 하나의 일본 유학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한국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많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유학 첫해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하게 되었다.
내가 소위 말하는 훌륭한 ‘백’을 가지고 있어서 가능했던 일도 아니고, 능력이 뛰어나서 된 일들도 아니었다.
다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조금 힘들더라도 ‘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하면서 얻게 된 것들이었다.
그리고 그과정에서 얻은 결실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이었다.
도전, 노력,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 그리고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무엇보다 외국 땅에서 나를 지탱해 줄 수 있는 ‘나 자신’이라는 유일하면서도 가장 큰 ‘친구’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말로만 듣고, 나열만 하면 사실 별 것 아닌 일들일 수도 있지만, 결국 ‘자신과의 싸움’인 유학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믿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인 것 같다.
그과정에서 생기는 아무리 작은 결실이라도 기뻐하고, 스스로에게 칭찬하면서, 또 다른 한걸음을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