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이면 백전백승
유학을 할 계획이 있어서 더욱, 한국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알아 두자.
외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서울의 고궁들을 찾아가 보고, 박물관에도 다시 한 번 가보는 것도 좋다.
외국에서 살고, 공부하고 있다고 해도 우리는 한국 사람이다.
조국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유학 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을 많이 봐왔다.
유학을 통해서, 한국에서 벗어나서 외국에서 자리를 잡으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하지만 외국생활을 하고 있으면, 우리 나라에 대해서 질문하는 사람도 많이 있고, 한국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주변에 많이 생기게 된다. 그들과 함께 의사소통을 하고, 친해지는 것도 유학 생활에 있어서 ‘친구 사귀기’, ‘현지 적응하기’의 매우 좋은 방법이 된다.
많은 유학생들이, “사실 우리나라에 별로 관심도 없고 외국이 좋아서 나왔지만, 현지인들이 한국에 대해서 질문을 하거나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한국에 대해서 더 알아두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고 이야기한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든 간에 주변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서 질문을 해 온다.
그때 대답을 하지 못하면 무엇보다 스스로 많은 실망감을 느끼게 된다고들 한다.
‘조금 더 알아두었더라면 잘 대답해 줄 수 있었을 텐데.’, ‘나는 한국에 사는 동안에 뭘 하면서 산 걸까.’ 등등...
심지어 나는 한국 드라마들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 조차도, ‘조금 더 봐 둘걸 그랬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사실 대중문화는 대답을 잘 못해도 반응이 냉랭하지 않지만, 간혹 역사나 문화에 관련된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경우에 냉랭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반대로, 그들이 알지 못하는, 외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서 대답을 해주고 설명해 주면 매우 좋아한다.
지금 요미우리 문화센터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도 그렇겠지만, 일본에서는 기업에서 한국어 강사를 할 경우에는 일단 본부에서 면접을 보고 통과를 하면 강사로 접수를 해 놓는다. 그리고 가끔 ‘대강’을 해야 할 일이 있을 때에 연락이 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땜빵’이다. 그래서 가끔 찾아오는 ‘땜빵’의 기회를 잘 활용해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다음 기에 강의를 맡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나는 요미우리문화센터 본부에서 면접을 보고 난 후에 서너 번의 ‘대강 의뢰’를 받았다.
하지만 매번 일정이 잡혀 있는 날이어서 못하다가, 연휴인 월요일 수업의 대강 의뢰가 들어와서 하게 되었다.
센터에서 당일 수업을 할 부분의 복사물이 왔다.
마침 그 부분은 외국인 관광객이 경복궁에 놀러 와서 ‘명성황후 시해 장소’를 물어보는 부분이었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과서 들에는 이러한 부분이 가끔 등장한다. 한국의 역사나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서 끼워 넣는 것이다.
하지만 그 교과서의 설명이 조금 틀린 부분이 있어서, 수업 중에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대해서 조금 보충 설명을 했다.
상대가 일본인이라 조금 신경을 쓰면서 설명했다.
과거의 일본인이 한 행동이지만, 분명히 잘못한 행동이기 때문에 내 말투나 설명에 따라서는 자신들을 탓하거나 무시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수강생이 “예전에 경복궁에 갔을 때에 가이드한테 설명을 해 달라고 부탁했더니 대답을 잘 안 해 주더라고요. 제가 일본인이라서 그랬구나. 다음에 서울에 갈 때엔 꼭 가 봐야겠어요.” 라고 말했다.
그 이외의 수강생들도 매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수업이 끝난 후에 ‘오늘 대리 강사의 평가’를 위한 앙케이트가 있었다. 매우 신경이 쓰였지만, 앙케이트 결과를 내가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얼마 후에 센터 본부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번 대강을 맡아주셔서 너무 감사 드립니다. 수강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선생님의 발음이나 설명이 너무 좋았다고 하네요. 다음 기수에 꼭 수업을 맡아 주셨으면 합니다.” 라는 연락이었다. 그래서 그 이후에 수업을 맡았다. 수강생들도 한국 역사나 한국 문화에 대한 설명을 할 때에 매우 많은 관심을 보였다.
평소에 텔레비전이나 책으로는 접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들을 때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역시 외국에서 살고자 할 때에는, 우리 자신들에 대해서 더 잘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