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을 즐기자
면접을 즐기자.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면접을 하는 편이 점수를 딸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생각을 바꿔보면, 기라성 같은 대학교 교수들이 몇 명씩이나 앉아서 내 얘기에 집중해서 들어 줄 일은, 적어도 졸업논문 발표 전까지는 단 한번도 없을 것이다.
그상황을 즐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면접에 겁을 먹기 때문에, 사실 면접 전에 나는 주변 수험생들에게는 이 말을 꼭 해 준다. ‘면접 시험장에 들어갈 때에는, 크게 숨을 한번 쉬고, 당신네들이 나를 안 뽑으면 실수 하는 거야! 라고 생각해’라고.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평소에 다른 모든 부분(점수도 높고 일본어도 잘한다고 생각될 경우)이 완벽한 학생들 중에 간혹 지나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대학 교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자신들이 훨씬 잘났기 때문에, 너무 과도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자만심으로 비춰서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다.
자만심은 금물이다.
설사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면접을 볼 때에는 자만심이 아닌, 자신감으로 보이도록 노력하자.
그리고 대학에서 정말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고 어필을 하자. 한편으로, 사실 논술에서도 그렇지만 면접에서도 모르는 것을 질문 받는 것은 크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잘 모르는 것이 많기 때문에 이제 대학교에 가서 배우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평소에 관심이 있는 분야이거나 공부를 많이 했던 분야라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면 잘 대답하는 것도 좋지만, 반대로 잘 모르는 질문을 했다고 겁먹지 말자. 웃으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대학에 들어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싶습니다.” 라고 대답하면 된다. 웃자. 웃자. 또 웃자. 예쁘게 웃으면서 대답하자. 면접 분위기도 부드러워지고, 스스로 경직된 마음도 많이 풀린다.
활기차게 보이자. 너무 얌전히 대답하거나 목소리가 작으면, 아파 보인다. 예전에 한 학생이 장학생 면접을 본 적이 있었다.
일본어도 잘하고, 좋은 대학에도 합격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아무도 장학생으로 선발되지 못할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낙심한 그학생은, 나에게 다음에 장학재단 사람들을 만났을 때, 왜 떨어졌는지 물어봐 달라고 부탁했다.
조금 어려운 질문이기는 했지만, 친절한 장학재단의 어른들이었기 때문에, 웃으면서 그 학생의 다음 생활을 위한 조언으로서 대답해 주실 수 있으시겠냐고 정중하게 여쭤봤다. 그랬더니 한 관계자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아, 그 학생? 음… 다른 선고 위원들이 어떻게 생각하셨을 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봤을 땐 말이지, 너무 힘이 없어 보였어. 한 분이 아프냐고 물어보셨는데, 아프지 않다고 하더라구. 적어도 나는 그것도 이유라고 생각하는데. 열심히 유학생활 하라고 전해 주렴” 세상에, 다른 이유가 아니라 ‘힘이 없어 보여서!’. 그 날 마침 그 학생이 ‘아프지는 않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 일본에서는 ‘무엇이든지 열심히 할 의지가 보이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가 시사해 주는 점은 매우많다.
그러면 면접을 대비하기 위한 첫번째 관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미리 자주 나오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적어서 ‘면접 대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에 대본이라니, 언뜻 생각하면 우스워 보일 수도 있지만, 외국인인 우리가 일어로 진행되는 면접을 해야 하는 그 긴장을 고려해 본다면 어쩌면 당연한 과정일 수도 있다.
대본을 준비한 후에는, 여러번 읽어보고 거의 완벽하게 외워야 한다. 완벽하게 외워서, 면접 당일에는 외운 것이 표시 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세하게 면접대본을 준비한 후 완벽하게 외우면, 준비한 것과 조금 다른 질문이 나온다고 해도 당황하지 않고 외운 내용을 적절하게 섞어서 대답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결국은 면접을 대비하기 위해서 달달 외운 일본어도 내 실력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준비를 열심히 했다는 스스로의 만족감이 당일의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도 있다. 다음 부분은, 면접에서 흔히 나오는 질문들과, 그에 대한 적절한 답을 적은 ‘면접대본’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면접대본을 적을 때에는, 기본적인 일본어 실력도 필요하지만, 내가 아는 지식을 얼마나 잘 표현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왜 일본에 왔는지, 이 대학과 이과를 왜 선택했는지, 이대학에 들어가서 공부하고, 졸업한 후의 장래에 이르기까지 내 미래에 대한 얼마나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가 잘 표현되어야 한다.
또, 누구나 이야기할듯한 식상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 또한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일본에 온 이유는 가깝고 일본어가 쉬워서라든지, 일본사람들의 특징은 겉으로 표현을 잘 안하는 점이라든지 고등학생들의 교복패션이 화려하다든지 하는, 너무나 뻔한 이야기들을 하는 것은, 자칫 평소에 깊게 사고하지 않는 학생으로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본을 작성할 때에는 항상 ‘이 대답이 식상하지는 않은지,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대답을 하지는 않을지’를 생각하며 작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