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세다대학 시험
내가 지원한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 교육학과 교육학 전수코스는, 일본유학시험 일본어성적과, 본고사로 영어, 일본어 논술, 면접 등으로 학생들을 선발했다.
우선 원서를 낼 때 미리 어떤 일본 유학시험 성적을 제출할 것인지를 정한다.
원서 접수는 11월 성적이 발표되기 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미 성적을 받아 놓은 6월 시험으로 내도 되고, 아직은 성적을 모르지만 11월 시험 성적으로 하겠다고 할 수도 있다.
어떤면에서 일종의 ‘도박’인 것이다.
나는 당연히 11월 성적으로 하려고 했지만, 일본어학교 선생님께서, “와세다대학의 경우에는, 3*5의 일본유학시험 성적이면 적어도 일본어 때문에 떨어지지는 않고, 본고사가 중요하기 때문에, 6월 시험으로 하세요.” 라고 하셨다.
6월 시험 성적으로 하라고? 11월 시험에서는 반드시 점수가 좋아질텐데… “6월은 오자마자 친 시험이고 하니 11월에는 반드시 점수가 올라가지 않을까요?”
“그렇긴 하겠지만, 윤상은 몸이 약하니까, 혹시 11월에 감기라도 걸리면 변수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안전하게 6월 시험으로 하겠다고 하세요.” 라고 말씀하셨다.
망설여졌지만, ‘선생님께서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어쩔 수 없지 뭐’라고 생각하고 6월 시험 성적으로 제출했다.
12월 첫째 주 일요일에 있었던 본고사는 영어 시험, 논술, 면접으로 구성되어있었다.
오전에 영어와 논술 시험을 치고, 오후에 면접이 있었다.
영어는, 전년도까지의 과거 문제를 보니 간단한 독해 문제 두 개와, 영어를 일본어로 번역하는 문제가 한 개 있었다.
그런 종류의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 보았더니, 실제 시험지를 나눠 주는데 뭔가 시험지가 뭔가 두꺼운 것이 아닌가! 이게 뭐지? 라고 생각하며 자세히 봤더니, 시험지가 13장! 전부 빈칸 넣기 식 문법문제였다. 90분이었던 시험 시간에 약 130문제 정도를 풀어야 했다.
변화된 방식에 충격을 받았지만, 고등학교 시절부터 ‘감’으로 문법 문제를 풀어왔던 나는, 그대로 ‘감’으로 문제를 풀었다. 그렇게 영어 시험이 끝나고 나서 일본어 시험을 쳤다.
일본어도 전년도 까지는 교육학에 관련된 간단한 논술 문제 하나였던 일본어 시험에도 변화가 있었다.
일본어 역시 갑자기 시험지와 문제의 양이 늘어나 있었다.
논술문제는 전분야 망라하는 4문제였다.
그리고 처음-가운데-끝을 잘 나누어서 적어야 하는 ‘소논문’이라기 보다는, 문제에 맞추어서 자신의 의견을 쓰는 형식이었다. 점심을 먹은 후에, 면접 시험이 있었다.
내가 다녔던 ABK일본어학교에서는 면접준비를 확실하게 시켜주었다.
일단 자주 나오는 문제에 대해서 답을 미리 작성 해 보고, 첨삭을 받았다.
한국인인 내가 타당한 대답이 된다고 생각해도, 일본인의 감각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을 미연에 방지하고, 갑자기 나온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대답하기 위해서, 미리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놓고, 담임 선생님 및 학교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면접 모의 연습을 했다.
ABK일본어학교에서는 10번 정도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굳이 질문의 답을 외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준비하지 않았다가 “아직 대답을 충분히 연습하지 않았군요. 이러한 상태로는 면접에 절대로 붙을 수 없어요. 완전히 외운 다음에 다시 연습을 시작하죠.” 라고 한번 꾸지람을 받은 후에 열심히 외우고 말하는 연습을 했다.
이후 면접장에서의 예의 등을 배운 것도 포함하여,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약 6번 정도 면접 모의 인터뷰를 한 후 선생님께 그만 해도 되겠다고 일종의 ‘오케이 사인’을 받았다.
그렇게 준비하고 맞은 면접이었기 때문에 많이 긴장하지 않고 면접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교수님 두 분에 면접 시간은 약 15분 정도였다.
나는 대학을 다니다가 왔기 때문에, 주로 질문은 전공에 관련된 질문이었다.
일반적으로 전공에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 (대학에서 배우는 내용)에 대해서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나는 면접 시간 대부분이 그 내용으로 지나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