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이니?
현실은 냉정했다. 부모님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몸까지 부딪혀가며 반발을 받았고, 유학수속에 필수인 대학교 휴학신청서에 사인을 받기 위해서 찾아가 뵌 학교 교수님은 일년 후에 포기하고 돌아올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씀하셨다.
친척들을 포함한 그 외 사람들도 대부분 “경기도 안좋고 유학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그냥 교대졸업하고 교사하면서 그 다음에 유학은 생각하지” 라고 말씀하셨다.
어느 정도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이상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왜 하필 일본이냐는 것이었다.
누구나 알다시피, 지금 유학을 가는 곳의 주류는 영어권 국가이다. 일본에 유학가는 사람은 영어가 안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어서, 사람들은 ‘영어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왜 일본으로 가려고 하느냐’고 물어봤다.
또, “일본은 이미 지고있는 나라야. 도대체 일본에서 뭘 배우겠냐? 차라리 중국에 가든가.”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내가 일본에 가기로 결정한 이유와, 영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일본에 가야한다는 나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흔히 고등학교 때 수학 과학을 못해서 인문계로 간다고 하는 학생들이 있지만, 결국 인문계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서 좋은 대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수학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일본에 가면 내가 공부하고(교육학) 싶은 학문에 접할 수 있으면서 스스로 유학생활을 해 나갈 수 있다는 점 두 가지였기 때문에 그 점을 잘 말씀 드렸다.
지면에 옮기기 어려울정도의 많은 노력과 설득 끝에, 유학의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