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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유학기 마음가짐

마음가짐

주변의 무수한 반대를 무릅쓰고 결정한 만큼, 대학 입학에 꼭 성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부모님께는, ‘1년 더 공부하면 초등학교 교사’ 보다, 도쿄대학교에 가면 ‘가문의 영광’이라고 우겼기 때문에, “도쿄대 떨어지면 들어와라” 라는 말을 1년 동안 들어야 했다.
다른 학교가 좋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불경기에 유학을 가려면, 사립 대학을 다니느니 포기하고 들어와서 교사 하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말씀을 하신 것이다. 

유학원을 통해서, ‘대학진학에 특화된 어학교(어학원: 일본에서는 어학원을 어학교라고 한다)’라고 소개받은, ‘아시아학생문화협회(일명 ABK일본어학교)’에 대학 진학 1년 코스로 유학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리고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서 내가 가기로 한 어학원을 졸업해서 그 해 대학에 진학한 선배를 알게 되었다. 
그 선배에게 이것 저것 물어 본 결과, 현재 나의 일본어 실력으로는 내가 원하는 대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난관을 거쳐서 유학을 결정한 만큼,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나는 ‘불가능한 것을 해 내야 할 수밖에 없구나’라고 생각하고 목표를 정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목표 세 가지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1. 일본어학교에서 1반에 들어가는 것 
선배의 설명에 따르면, 내가 들어갈 일본어학교는 입학 전에 치는 클래스 배정 시험에 따라서 결정된 반은, 이후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리고 선배는, 1반 선생님이 가장 유능하고, 1반 이외의 반에 들어가면 좋은 대학교에 진학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1반에 들어가려면 일본어 능력시험 2급 이상의 일본어 실력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나는 일본어 능력시험에 뭐가 나오는 지도 모르고 있었다. 

2. 4월부터 주는 장학금을 받는 것 
역시 선배의 설명에 따르면, 그 일본어학교에서는 4월의 영어, 수학 시험을 쳐서, 어학원 전체에서 상위 세 명의 학생에게 4월부터 1년간 월 5만엔의 장학금을 준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인은 한 명도 받은 적이 없었다고, 이 역시 꿈을 깨라고 이야기 했다. 

3. 도쿄대학교 들어가는 것 
선배가 나에게 묻기를, “어느 대학교 가고 싶어?”라고 해서, “도쿄대에 가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더니, 선배가 한번 웃은 후에, “어차피 도쿄대에는 못 갈 테니까, 어학교가 도쿄대랑 같은 구에 있는 것 만으로 감사해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선배가 너무 심하게 이야기 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배도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예비 유학생이 ‘너무 터무니없는 목표를 가지고 허황된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선배는 이미 수많은 유학생들이 실제로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목표만 높게 세우고, 그 과정에서 오는 실망감에 유학 생활을 망치는 경우도 많이 봐 왔을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너무 엄격하게, 심하게 말하는 선배의 말을 탓하고, 그에 실망하기 보다는, 열심히 해서 누가 봐도 불가능할지 모르는 이 세 가지 목표를 이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나는, 목표라기 보다는 ‘기적’에 가까울지도 모르지만, ‘무조건 한다. 모든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 하는 이 세 가지를 나는 반드시 이룬다’고 생각했고, 또 이후 1년간 이 세가지를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는 것이 나의 공부의 목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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