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공부 방식
이제 일본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거의 바닥 상태인 일본어 공부를 다시 해야만 했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 일본어를 조금 하기는 했지만, 복합동사(やってみる、見てみる 등)가 나오면서 5단 동사, 형용동사 등의 단어들이 나올 때 즈음, 나 혼자서 일본어를 포기했다. 일본어를 공부한 사람들을 알겠지만, 정말 초급중의 초급도 들어가기 전에 그만 둬 버린 것이다. 더군다나 결정적으로(!) 나는 일본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일본어를 포기한 이후, 전학과 함께 일본어와는 담을 쌓고, 프랑스어 공부를 했다. 그 이후 거의 5년 만에 마주하는 일본어. 빨리 공부를 하기는 해야겠는데, 나는 무엇보다 문법부터 시작하는 외국어 공부는 딱 질색이었다.
불가능할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든, ‘쉽고 공부하지 않는 것 같으면서 공부가 되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책에 써져 있는 문법을 줄줄 외우는 것은 너무너무 싫었다. 능률도 오르지 않고, 무엇보다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다급한 마음에, 일단 일본어 책을 갖다 놓고 처음부터 열심히 읽었다.
클래스 배정 시험이 두 달 정도 남았다는 생각이 나의 마음을 너무 급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에, 나름대로 ‘열심히’는 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전혀 실력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왜 이럴까? 왜 이렇게 어려울까? 원래 이런 걸까?’ 하면서 다급해 하는 것을 보고, 한 친구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 좀 이상하다. 네가 다른 외국어 공부했을 때를 생각해봐. 똑같이 하면 되잖아?” 뜻밖의 친구의 말에 잠시 말문이 막혔던 나는, 그제서야 무엇인가를 깨달았다.
급한 마음에 무턱대고 책 앞에 앉아서, 단순히 읽고 쓰고 외우기만을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실력도, 능률도 오르지 않고 점점 마음만 급해지고 일본어는 조금씩 귀찮아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기로 마음먹고, 친구의 조언대로 내가 다른 언어를 공부했던 방법을 다시 떠올려 보기로 했다. 내가 영어를 공부한 방법, 프랑스어를 공부한 방법을, 지금까지 다른 외국어에 썼던 방법 그대로 일본어에 적용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에 같이 다녔던 친구들도 많이 사용했던 방식과 마찬가지로, 나는 다른 외국어를 공부할 때는 우선 ‘들었다’. 무조건 많이 들어서 내가 그 단어, 그 문장을 눈으로 공부 하기 전에 귀가, 머리가 먼저 외국어를 외우고 있도록 해 왔다.
어느 정도 귀가 뚫리면, 그때부터 문법사항도 확인하고 단어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한 과정으로 영어와 프랑스어를 공부해 왔다는 것을 떠올린 나는, 일본어도 ‘무작정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자, 그러면 무엇을 들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