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2일의 아르바이트와 생활비
주 2일은 수업 후에 과외를 하러 갔고, 나머지 날은 학원 수업 끝난 후 공부를 했다.
내가 다녔던 ABK일본어학교에서는 기본적으로 대학에 합격하기 전까지는 아르바이트를 못하게 하는 방침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공부에만 집중해야 하는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면, 시간을 뺏기는 것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쌓인 피로 때문에, 공부하는 동안에도 공부에의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학교측에는 비밀로 아르바이트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적어도 아르바이트에 있어서는 운이 매우 좋았던 편이었다.
일본에 나오기 직전에 어머니의 친한 친구분을 뵈러 간 적이 있었다.
그때, 아주머니께서, “사촌동생이 도쿄에 살아. 아이들 과외 선생님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거든. 동생 소개시켜 줄게. 일본에 몇 일에 들어간다고?” 라고 말씀하셨다.
생활비의 걱정을 하고 있던 찰나에, 너무 감사한 말씀이었다.
일본에 와서 한 달 정도 지났을 때에, 전화가 한 통 왔다. 직접 이름을 말씀하시지 않은 것을 보니, 사촌동생은 아닌 것 같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촌동생께서 다니는 교회를 통해서 건너건너 소개를 해 주셔서 과외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일주일에 두 시간, 과외를 시작했다.
사실은 일본의 가게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자격외활동허가서’가 필요하다. 유학생은 일주일에 28시간까지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외는 신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허가서 없이 할 수 있었던 것이다(기본적으로 일본에서는 일본 학생들의 과외에 대해서는 신고 등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 과외가 없는 날은, 일본어학교 수업이 끝난 후에 교실에 남아서 공부를 하거나 집에 가서 공부를 했다.
주로 그날 배운 일본어 내용의 복습과 나머지 일본 유학 시험 과목, 그리고 토플 시험 대비를 위한 영어 공부를 조금씩 했다.
그러던 중에 나의 ‘불가능한 목표 그 둘째’의 발표가 다가왔다. 바로 ‘외국인 유학생 학습 장려비 수급 대상자 발표’의 날이었다.
내가 다닌 ABK일본어학교는 4월에 영어와 수학 시험을 친다. 그 시험 성적으로 상위 3명에게 매 월 5만 엔의 학습장려비(장학금)을 지급한다. 선배에게 이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 나의 목표였던 장학금.
그 장학금만 있으면 최대한 줄여서 어떻게든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영어, 수학 시험 때에도 최선을 다해서 임했다.
시험날부터 발표날까지가 대단히 길게 느껴졌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결과 발표가 붙어있는 게시판에 갔다.
게시판에는 ‘1위: 윤쌤’ 이라고 써져 있었다.
1위라는 것은, 영어, 수학 시험에서 1등을 했다는 뜻이었다.
다시 말해,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바로 한국에 전화를 해서 말씀 드렸다.
이 때부터, 장학금과 주 2회의 과외로 우선 나의 일본유학을 스스로 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