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K에서의 한국은 비한자권
ABK에 입학하여 어떻게어떻게 하다 보니까 4월의 마지막으로 다가가고 있네요. ABK에서의 한자권, 비한자권 분류에 대해서 제 소감을 좀 적어봅니다. 솔직히 요즘 한국에서 한자를 많이 쓰지않게 되어, 요즘 젊은이들은 한자를 잘 쓸지도, 읽을지도 못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사용의 빈도수를 기준으로 한자권, 비한자권을 나눈거라면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일본어 공부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한자를 공부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일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한국의 일반 젊은이들에 비해서 한자를 더 잘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어 중급 정도의 실력이라면, 일본생활에서 쓰이는 한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적어도 외국인들이 일본어를 공부하기 위해 만들어진 책들에 나오는 한자는 압니다. 여기서 안다는 것은 일본어로는 못 읽더라도 한국어로는 읽을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중급 정도의 실력이라면 일본어로 읽을 줄 몰라도, 쓸 줄 몰라도, 무슨 뜻인지는 안다는 것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사용빈도수를 고려하여 한자를 쓰는 것에 익숙치 않은 한국인들을 위해서 매주 한자를 쓰게 하는 숙제를 내주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국어를 아예 비한자권으로 분류하여 수업중에서도 한국을 비한자권으로 분류하는 것은 한국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이 칠판에 観察라는 한자를 적고 이렇게 질문합니다. "중국인들은 무슨 뜻인지 알테고, 비한자권 중에서,,, 음,, 한국의 ○○상, 이게 무슨 뜻인지 아나요?"라고 질문합니다. 솔직히, 중국어 보다 한국어가 일본어와 많이 닮아 있습니다. 말의 어순도 그러하지만, 특히 단어에서 같은 한자를 쓰는 단어가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저런 단어들에 대한 이해는 한국학생이 가장 빠릅니다. 위의 観察라는 단어를 보고, 한국인들은 금새 '관찰'이라는 뜻을 떠올립니다.(볼 관자에 살필 찰자, 같은 의미의 한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러한 한국인에게 관찰이라는 뜻을 물어본다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한국인들은 또 관찰이라는 뜻을 쉽게 설명해야 하니, 머뭇머뭇 거립니다. 관찰은 그냥 관찰이지 관찰을 또 다른 말로 설명해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머뭇거리면, 선생님은 아마도 '한국은 한자에 약하니까 잘 모르는구나'라고 생각하시겠지요. 観察는 그냥 관찰이라고 받아들이면 되지, 관찰이 뭐냐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관은 무슨 의미이고, 찰은 무슨 의미이다. 그래서 관찰이라는 단어는 이러한 뜻이다." 라는 것은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와 같은 정말로 비한자권인 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한국은 일본보다도 한자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고, 그것들은 또 일본어의 한자어와 많이 닮아있어, 발음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한자를 잘 쓸 줄도, 읽을 줄도 모르는 한국의 젊은이들도 관이 무슨 의미이고 찰이 무슨 의미인 줄 압니다. 한국어는 비록 한글로 표기되지만 한자를 토대에 두고 있습니다. (한국어에는 한자어의 비중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자 쓰는 연습을 하는 숙제를 내주는 것은 바람직 하지만 수업중에서는 한국을 비한자권 분류를 하는 것은 옳바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이 조금이라도 자신들이 가르치는 학생들의 모국어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면'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